장애인 활동지원제도 10돌, 앞으로 10년에 정성 더 쏟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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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댓글 0건 조회 912회 작성일 21-12-27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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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교차가 커지면서 단풍 남하 속도가 빨라져 전주 혁신도시 가로수에도 단풍이 찾아왔다. 모양과 색깔이 다채로운 단풍을 보며 문득 `장애`에 대한 어떤 ‘관점’이 떠올랐다. 장애계는 `장애를 다르게 살아가는 힘`이라고 한다. 장애를 다양성의 하나로 보자는 견해다. 다양성 관점에서 보면 장애는 ‘차별’의 대상이 아니라 `차이`에 불과하다. 

 장애인이 차이를 많이 느끼는 부분이 어디일까? 필자는 일상생활과 사회활동이라고 본다. 비장애인에겐 수월하지만 신체적·정신적 장애 `특성`을 가진 장애인에겐 만만치 않다. 차이를 메워 비장애인과 동등한 일상생활과 사회활동을 영위토록 하는 건 우리 사회의 책무다. 이러한 인식에서 탄생한 복지제도가 `장애인 활동지원제도`다. 장애인 활동지원은 혼자서 일상 영위가 어려운 장애인들을 위해 활동지원사가 일상생활, 가사생활, 사회활동에 도움을 드리는 제도다. 

 장애인 활동지원제도 도입 전에 장애인들은 시설에 수용되거나 가족에 의존하는 삶을 살았다. 자기 선택이나 결정권은 없었다. 가족은 가족대로 힘들었다. 활동지원서비스를 통해 장애인은 삶을 주체적으로 살 수 있게 됐고, 가족은 부담을 덜었다. 활동지원제도 도입을 장애인복지 역사에서 획기적인 일로 꼽는 이유다.

 장애인 활동지원제도가 올해 열 돌을 맞았다. 지난 10여 년을 돌아보면, 더디게 진전되는 듯했지만 괄목할 만한 발전이 있었다. 도입 당시 장애인 1만 5천여 명이 월 최대 80시간을 받았지만 2021년 현재는 12만여 명이 월 최대 480시간을 받고 있다. 서비스 신청 자격도 `심한` 장애인에서 `모든‘ 장애인으로 확대됐다. 예산은 2조원(지방비 포함)으로 커져 최대 장애인복지사업으로 성장했다. 무엇보다, 2019년 7월에는 장애등급제를 폐지하면서 활동지원서비스에 종합조사를 도입, 장애인 개별 욕구와 환경까지 반영해 급여를 제공하는 수요자 중심의 장애인지원체계를 구축했다.

 장애인 활동지원제도 발전 여정에 국민연금공단은 장애심사 및 종합조사 전문기관으로 함께 할 수 있었다. 심사와 조사 과정에 장애인들의 어려움을 담아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장애인 눈높이에서는 아직 부족해 보일 것이다. 앞으로도 장애 전문성과 감수성을 균형 있게 발휘해 장애인 입장에서 세심히 종합조사를 하고, 서비스 제공기관에 대한 내실 있는 평가를 통해 서비스 질과 만족도를 높여 나갈 계획이다. 제도 개선도 게을리하지 않겠다. 현행 종합조사표 개선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적잖다. 공단은 장애인을 대면하는 현장 조직으로, 장애인 당사자 의견에 귀 기울이면서 정책 당국과 함께 제도 개선을 위해 책임 있는 역할을 다할 계획이다. 

 장애인 지인이 한 말이다. “휠체어 사용 장애인의 경우 계단 앞에서는 장애인이지만 엘리베이터 앞에서는 장애인이 아니라고...”. 장애인과 비장애인 간 격차를 해소하고 함께 살아가는 포용적 사회를 만들기 위해 장애인 활동지원제도는 계속 진화해야 한다. 지난 10년 동안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더 많은 지혜와 정성을 앞으로 10년에 쏟아야 할 것이다.
 

 박양숙 <국민연금공단 복지이사>

출처 : 전북도민일보(http://www.domin.co.kr)2021.11.08

http://www.dom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359847&sc_section_code=S1N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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