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 출신 시각장애인 고수 조경곤 씨, 17일 인천서 제자 발표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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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댓글 0건 조회 1,850회 작성일 21-12-27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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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시각장애인이지만 무형문화재가 되어 매우 의미있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요즘같은 힘든 시기에 희망과 꿈을 잃지말고 다소 고통에 있더라도 열심히 노력하여 살자는 당부의 말씀을 여러분께 드리고 싶습니다.”

 김제 출신의 시각장애 1급인 조경곤 씨는 인천무형문화재 제23호 고법(북·장구) 보유자다. 소리꾼의 장단을 맞추는 고수 중에 두 가지 악기 모두에서 무형문화재 지정을 받은 예능 보유자는 드물다. 국악인생 50년을 맞은 그가 17일 인천시무형문화재 전수교육관에서 제자들과 함께 발표회를 갖는다.

 청소년기 운동을 많이 하다가 그만 눈에 부상을 입어 녹내장 후유증이 생기고 망막 박리가 되어 30대 초반부터 빛을 잃어가 실명에 이른 조 씨. 현재는 빛도 보이지 않는 상태다. 그는 어떻게 고수가 될 수 있었을까? 고수는 반드시 노래를 부르는 소리꾼의 입모양을 정확하게 봐야 하는데 말이다.

 서울에 올라와 물과 전기도 없는 서초동 꽃마을 비닐하우스 집에서 견뎌야 했고, 그때부터 고수의 최고점에 올라야겠다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 비닐하우스 근처 공사장을 지날 때에 파놓은 구덩이에 떨어졌다가 살아나왔고, 국립국악원에 가기 위해 이동하던 중에는 지하철 철도로 떨어져서 죽을뻔했던 구사일생의 순간도 있었다.

 그래도 국악을 놓을 수 없었던 이유는 고향에서 아버지의 노래하는 소리와 북소리를 들으며 성장한 그에겐 국악이라는 DNA가 철철 흘러 넘쳤기 때문이다. 하루 10시간 이상 북과 장구를 치며 홀로 연습했던 인내의 시간들이 그를 현재의 모습으로 이끌었다.

조 보유자는 “완벽하게 연주하기 위해 머리카락이 반 이상 탈모되고 무릎과 가슴에 멍이 들고 손바닥에 피가 나고 까지고 하는 인내의 시간들이 있었다”며 “앞으로도 폭넓은 전승 활동을 통해 많은 후학을 길러내고, 우리 전통 음악 예술을 보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미진 기자

출처 : 전북도민일보(http://www.domin.co.kr) 2021.12.16

http://www.dom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364873&sc_section_code=S1N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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