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일보] [김병철의 별의별 세상이야기(2)]탐욕의 시대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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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47회 작성일 25-02-09 18:30본문
[김병철의 별의별 세상이야기(2)]탐욕의 시대정신

▲ 김병철 울산광역시장애인재활협회장
요즘 뉴스나 신문을 볼 때마다 마음이 불편하고 가끔 눈물이 날 때가 많다. 이 추운 엄동설한에 수많은 젊은이를 비롯한 나이 드신 분들이 아스팔트 위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화면을 보니 가슴이 먹먹하다. 무엇이 이들을 거리로 나오게 했는가?
몇 년 전 코로나19로 인해 수많은 이가 우리 곁을 떠났고 온 세상이 죽음과 공포의 그림자로 드리운 시대가 있었다. 그 시간을 지혜롭게 이겨 낸 우리였고 작은 마스크 하나까지 애써 나눠 준 인류애와 정이 가득한 멋진 대한국민이었고 대한민국이었다. 온 세상 사람들이 K-pop을 비롯한 K-컬츠에 열광을 한 풍류와 멋스러움이 녹아있는 민족이 아니었던가.
하지만 불과 몇 년 사이에 시대도 변했고 사람도 변했다. 최근까지도 여진의 후유증이 가시지 않고 있는 국민 건강을 볼모로 한 의료파업 대란과 연례행사처럼 이어지는 대기업 노사파업 등의 본질은 결국 거대한 쩐의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탐욕 카르텔일 뿐이다.
작금의 대통령 탄핵 정국 역시나 우파와 좌파라는 이념의 벼랑 끝 싸움 연장선상이며 혈투의 근원지에는 권력이라는 탐욕이 도사리고 있다. 그리고 각 지자체마다 알게 모르게 학연, 지연, 토호 세력의 카르텔로 온갖 이권을 챙기는 염치없는 짓들 역시나 탐욕이 자리하고 있음을 우매한 백성들은 알고 있다.
하지만 세상은 탐욕만이 있는 것이 아님을 안다. 어둠이 있으면 반드시 밝음이 있다. 매년 소리 소문없이 수천만원의 돈을 복지센터 인근에 두고 가는 이가 있는가 하면, 칠순이 넘는 연세에도 불구하고 중증장애인 복지시설에 가서 목욕봉사를 매주 하고 있는 분도 주위에 있다. 요즘 회자되고 있는 영화 ‘하얼빈’의 주요 장면인 안중근 의사의 거사는 목숨을 초개와 같이 여기는 범접할 수 없는 탐욕 너머의 세상이 있음을 알게 해주고 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탐욕이라는 화두는 이 시대에 크나큰 숙제를 던져주고 있다. 우리는 어디에 와 있으며, 어디로 가고 있는가?
집착과 내려놓음, 비움과 채움은 한 끗 차이라 하지만, 비울수록 더 채워지는 탐욕의 시대정신이 필요한 을사년 새해다.
김병철 울산광역시장애인재활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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