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일보] [김병철의 별의별 세상이야기(5)]‘쾌지나칭칭나네’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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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0회 작성일 25-05-08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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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철의 별의별 세상이야기(5)]‘쾌지나칭칭나네’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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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철 울산장애인재활협회 회장


몇 주 전 우리나라 유력 공영방송에서 방영한 한일수교 60주년 기념 ‘우정 콘서트’라는 프로그램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이 공연은 도쿄에서 열렸으며 국악관현악단이 참가하여 양국 문화교류를 더욱 활성화하고 음악을 통해 한일간 우정을 이어가자는 취지의 행사라고 한다. 더군다나 이 자리에는 한일의원연맹 소속 국회의원은 물론 일본 왕실의 공주까지 참석할 정도로 비중 있게 진행이 된 것이다.


하지만 본 칼럼의 주제와 같이 이 공연의 마지막을 장식한 ‘쾌지나칭칭나네’라는 곡이 문제의 핵심이며 유감스럽다는 점을 밝힌다. 이 경상도 민요 ‘쾌지나칭칭나네’의 인문학적 사고와 어원을 제대로 알았더라면 이러한 어이없는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쾌지나칭칭나네’는 “쾌재(快哉)라 청정(淸正)이 물러나네”의 함축어로 ‘참으로 기쁘구나! 가등청정이 물러나네’의 의미다. 여기서 청정은 가등청정(加藤淸正, 가토 기요마사)을 말한다. 이 가등청정은 임진왜란 7년 동안 조선 백성을 도륙한 극악무도한 자이기도 하고 더구나 우리 울산과는 질긴 악연을 지닌 인물이다.


가등청정은 울산왜성(학성)과 서생포 왜성을 조선 백성들을 동원하여 성을 축성 한 바 있고 지금도 성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지금 일본의 3대 명성이라 불리는 구마모토성은 정유재란 이후 가등청정이 울산과 서생에서 잡아간 수 많은 조선 포로들을 동원하여 지어진 성이며 이때 이들이 집단촌으로 거주한 지역 이름이 울산정(蔚山町,우루산마치)으로 현재 구마모토 시에는 울산정역(蔚山町駅)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을 정도다. 이런 역사적으로 불편한 진실이 얽힌 ‘쾌지나칭칭나네’곡을 한일 우정의 기념 상징곡으로 그것도 일본 심장부에서 연주를 하였으니 분통이 터질 일이 아닌가. 이것은 한 연출자의 잘못이 아닐 수도 있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알고 보다 더 성찰하고 통찰력을 갖춘 우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제 우리나라는 경제와 국방은 물론 한류를 펼치는 세계 10대 강대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기에 지금까지의 극일(克日)을 넘어 선도일(先導日)의 자긍심과 자부심으로 우리를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중차대한 국가적 일은 물론이거니와 각자가 맡은 업무와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책무를 다하고 있는 지에 대해서는 한 번 더 살펴보고 챙겨보는 것이 보다 더 중요한 오늘이다.


- 김병철 울산장애인재활협회 회장

- 출처 : 경상일보(https://www.ksilbo.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264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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